여행 후기2023-10-31 16:5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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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섬 산페드로 요새 마젤란의 십자가
내용


 

필리핀 세부여행을 한다면, 보통 마지막 날에 시티투어를 진행한다. 전용차량에 캐리어를 포함한 큰 짐을 싣고, 세부 시티 여기저기의 명소를 훑는다. 보통 야간에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편이 있기에 이런 방식의 투어를 취한다. 시티투어를 느긋하게 즐긴 뒤, 저녁을 먹고 공항으로 이동하면, 얼추 자정 전후로 떠나는 비행기의 체크인 시간이 된다.

우리도 세부시티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식사 후 제일 먼저 찾은 장소는 산페드로 요새였다. 필리핀을 점령했던 스페인 군대가 제일 먼저 함선을 몰고 들어온 장소가 바로 세부다. 그러니까 필리핀의 근현대사가 시작된 장소가 세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이유로 요새 입구 주변에는 당시 상황을 알 수 있는 그림이 걸린 작은 박물관이 조성되어 있다.

 






 

박물관을 둘러본 여행자들은 자연스레 성벽에 올라 크게 한 바퀴 돈다. 이곳은 여행자는 물론 현지인들에게도 소중한 휴식처다.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한지 현지인 커플이 더러 보인다. 산페드로 요새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기에 넉넉잡아 30분 정도 투자하면, 충분히 둘러본다. 우리도 성벽 일대를 크게 한 바퀴 돌면서 충분한 사진을 모으러 나가려 한다.

산페드로 요새는 18세기 초반에 지어졌다. 당시 세부를 점령했던 스페인 군대가 이슬람 등 주변 해적의 침입에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어졌다. 2차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필리핀을 점령했을 당시에는 막사로 사용하기도 했다. 또한 일본 식민지 시절에는 필리핀 포로수용소로도 쓰였다. 이렇게 여러 열강이 필리핀을 점령할 때마다 요새는 다양한 목적으로 쓰였다.

 





 

보통 여행사를 통해 시티투어로 여길 오면, 한국인 가이드로부터 이런저런 설명을 듣는다. 그들은 주로 산페드로 요새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 이곳을 방문하기 전에 인터넷에 관련 정보를 검색만 해도 역사를 파악한다. 스페인과 미국, 일본 식민지 시절의 배경에 관한 공부만 해도 알찬 여행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세부 산페드로 요새는 두 차례 찾았다. 이후에도 세부를 자주 찾았지만, 유독 이곳 방문은 건너 뛰었다. 그러다 비교적 최근에 세부에 다녀왔을 때, 일부러 방문리스트에 여길 추가했다. 팬데믹 이후 사진 자료 업데이트 때문이었는데, 현장을 방문하니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아마 10년, 20년이 지나도 풍경은 그대로일 것이다.

 






 

다시 전용차량에 올라 다음 목적지로 이동한다. 이번에는 산토니뇨 성당이다. 성당 입장에 앞서 마젤란의 십자가부터 둘러본다. 마젤란은 포르투갈 출신의 탐험가, 그는 배로 세계일주를 하다가 필리핀 세부 일대에서 큰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난다. 페르디난드 마젤란이 16세기 초반 필리핀 세부에 도착하자마자 세운 기독교 십자가다.

그런 이유로 이곳은 역사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명소다. 혹자는 십자가가 가품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마젤란이 세상을 떠나면서 십자가도 사라졌다고 믿는 이들이다. 지금의 십자가는 이후에 스페인 군대가 설치한 모조품이라는 이야기다. 이유야 어찌 됐든 여행자 입장에서는 멋진 볼거리임에 틀림없다.

 





 

마젤란의 십자가는 외국인 여행자가 구름 떼처럼 찾아온다. 우리나라 여행자도 꽤 많이 보인다. 일부 가톨릭 신자들은 성호를 그으며 소원을 빌기도 했다. 십자가 위쪽으로는 당시 마젤란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는 천장화가 그려져 있다. 마젤란이 처음 필리핀 세부에 상륙했을 당시 원주민들과 만나는 장면도 표현했다. 또 그들에게 가톨릭을 전파하는 장면도 보인다.

 





 

마젤란의 십자가를 둘러본 뒤, 바로 옆에 자리한 산토니뇨 성당을 찾았다. 이곳 역시 세부시티투어의 주요 관람 포인트다. 필리핀 최초의 성당인 만큼, 현지인들에게는 성지와도 같다. '니뇨'는 아기예수를 뜻하는 의미인데, 마젤란이 왕비에게 준 세계 선물로도 알려진 아기 예수상이 발견됐다. 성당 내부 관람에 앞서 외부부터 둘러본다. 주변에는 빨간색 초를 켜고 소원을 비는 현지인으로 가득하다.

마침 축제 기간인지 아니면 주말이라 그런지 꽤 많은 현지인이 산토니뇨 성당을 찾았다. 스페인은 주변 동남아 국가와 달리 가톨릭 국가다. 스페인 군대에 의해 최초로 가톨릭이 전파된 뒤, 국교가 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민다나오섬 일대는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이 많지만, 나머지 지역은 대부분 가톨릭이라고 보면 된다. 안쪽으로 천천히 이동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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