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스2023-05-09 23: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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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간 12차례 흔들린 동해 … 민간 건축물 내진 보강은 2년째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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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동해안 일대에서 지진 발생이 잦아졌지만, 민간 건축물의 내진 보강 사업은 수 년째 진척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의 예산 지원에도 불구하고 건축주, 건축물 소유자들의 무관심 속에 겉돌고 있다.

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0년부터 현재까지 강원도내에서 '지진 안전 시설물 인증'을 받은 건축물은 10개동으로 모두 강원랜드 소유였다. 인증 건수는 10건이었지만, 정부의 내진 보강 사업에 참여한 민간 시설은 사실상 강원랜드 1곳이었던 셈이다. 2022년, 2023년에는 아예 신청조차 없어 강원도는 인증 건수가 2년 연속 '0건'이었다.

전국 313개 인증 건축물을 보면 타 지역에는 어린이집, 병원, 공장, 대학 등도 있었다.
 

◇지진안전시설물 인증제 명판

행안부의 '지진 안전 시설물 인증제'는 공공 건축물에 비해 지지부진한 민간 건축물의 내진 보강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2020년부터 본격 추진됐다.



특히 이용자가 많은 '다중·준다중이용시설 건축물(문화·종교·판매·숙박·의료 시설 등)'이 주요 대상이다. 정부는 내진 성능 평가 비용(3,000만원 내)의 70~100%를 지원하고, 내진 성능이 미흡하면 보강 공사비의 일부까지 지원하고 있지만 민간의 참여는 저조하다. 강원도는 내년도 인증 사업에 참여할 민간 건축물을 발굴하기 위해 '찾아가는 설명회'까지 준비 중이다.

강원도의 민간 건축물 내진율은 전국에서 최하위 수준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강원지역 공공 건축물의 내진율은 21%이지만, 민간 건축물은 11% 정도다. 강원도보다 민간 내진율이 낮은 곳은 전남, 경북 뿐이었다.

강원도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징후는 올 들어 뚜렷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8일까지 강원도 동해시 인근 해역에서 규모 2~3 수준의 지진이 모두 12차례 발생했다. '일반 지진'으로 분류하는 규모 2.0 이상만 집계한 결과다. 규모 3을 넘은 것은 2차례, 규모 2 수준이 10차례였다. 이는 2017년 연중 기록한 7회를 훨씬 웃도는 것이며, 1978년 관측 이래 최다 수준이다.

백민호 강원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2008년 지진재해대책법 제정 이후 내진 보강 의무화가 지속적으로 추진돼 왔다"며 "민간 다중이용시설도 지진 발생 시 대규모 인명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내진 보강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하림기자 peace@kwnews.co.kr,김오미기자 omme@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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