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 4월이 다가오면, 어느 순간 거리의 소음이 줄고, 도시 전체가 숙연한 분위기에 휩싸입니다.
바로 부활주간(Holy Week) 때문이죠.

📜 역사 속에서 시작된 신앙

부활주간은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 부활을 기념하는 기독교 최대의 절기입니다.
필리핀은 스페인 식민지 시대였던 16세기부터 로마 가톨릭의 영향 아래 있었기 때문에, 부활주간은 국가적 행사나 다름없을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해왔어요.

이 절기는 성주간(Holy Week)이라고도 하며,

• 성지주일(Palm Sunday): 예수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

• 성목요일(Maundy Thursday): 최후의 만찬

• 성금요일(Good Friday):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날

• 성토요일(Holy Saturday): 무덤 속에 계신 날

• 그리고 부활절(Easter Sunday): 예수의 부활을 기념하는 날로 이어집니다.

🕯️ 믿음과 전통의 깊이

필리핀 사람들은 이 시기에 극적인 종교행사를 진행합니다.

• 도시 곳곳에서 펼쳐지는 퍼레이드와 거리극

• 성금요일의 채찍 고행이나 실제 십자가에 못 박히는 퍼포먼스

• 밤새워 기도하고 묵상하는 비길리아(Vigil) 등은
  그들의 깊은 신앙심과 전통을 지키는 열정을 엿볼 수 있는 순간들입니다.

🌴 부활주간의 또 다른 얼굴 – 가족과 힐링의 시간

하지만 최근에는 이 시기를 가족 여행이나 휴식의 시간으로 보내는 이들도 많습니다.
정부는 부활주간의 주요 날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거나 휴양지로 떠나죠.
특히 해변, 온천, 리조트가 인기 만점!

✝️ 믿음과 문화가 공존하는 시간

부활주간은 필리핀 사람들에게 단순한 종교절기를 넘어
역사와 신앙, 공동체와 가족의 의미가 어우러진 특별한 시간입니다.
고요한 성찰의 시간 속에서, 그들의 삶 속 깊이 뿌리내린 신앙을 엿볼 수 있는 귀한 기회이기도 하죠.

혹시 이 시기에 필리핀에 계시다면,
그들의 전통을 조용히 지켜보며 진정한 '부활의 의미'를 함께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