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PF 및 수익성 하락으로 재무 부담 증대
최근 건설경기 악화로 건설사들의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데 이어 법정관리에 돌입한 건설사들도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 신용등급 줄강등과 건설사 줄도산 등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다.
한 아파트 건설 현장. /뉴스1 ⓒ News1 DB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6일 태영건설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내렸다. 기업어음(CP) 신용등급도 ‘A2′에서 ‘A2-’로 하향 조정. 과도한 부동산 PF로 재무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이다. 태영건설의 부동산 PF 보증 규모는 2020년 말 1조 3000억 원에서 올해 3월 2조4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순차입금은 연결 기준 2021년 말 9461억원에서 올해 3월 1조6340억원까지 늘었다.
이어 한국기업평가는 한신공영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수익성 하락 및 재무 부담 확대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올 3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247.5%에 달한다. 또 한신공영의 자체 사업 관련 용지 매입 계획 등을 감안하면 재무부담의 개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봤다.
일성건설에 대해서는 신용등급을 BB+로 유지했지만 등급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가 부담으로 수익성이 저하되고 현금창출력 부진에 따른 차입 부담이 확대되면서 하향 변동 요인을 충족했다는 것이다. 공사 물량의 질적 수준도 저하되는 등 비우호적인 사업환경이 지속되며 큰 폭의 현금흐름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더해 중견 건설사들의 법정관리도 이어져 줄도산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아파트 브랜드 ‘해피트리’로 알려진 신일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신일은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113위, 업력 39년의 중견 건설사이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와 미분양 증가 등에 따른 자금난을 감당하지 못했다.
올해부터 문 닫는 건설사들은 계속 생겨나고 있다. 올해 2월 시공능력평가 83위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이 법원으로부터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을 받았다. 이어 3월에는 범현대가 기업이자 시공능력평가 133위인 HN Inc(에이치엔아이앤씨)와 대창기업 (109위)도 법정관리에 돌입했다.
실제로 최근 건설경기는 분양 부진 등으로 인해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달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전월 대비 13.8p (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63.7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CBSI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의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적 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수주 감소로 착공은 줄어들고 있고, 건설 경기 침체 여파로 건설사가 부도 나고 고용인구도 감소 하고 있다”면서 “기업 설비투자와 해외 수주를 늘린다고 하지만, 무엇보다 건설산업 회복을 위해서는 주택경기가 회복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반면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은 산업 특성 상 큰 돈이 들어가고 대출이 많은 등 위험이 큰 산업”이라 면서 “신용등급 강등은 업황에 따라 으레 있을 수 있는 일이며, 이를 업계 전반의 문제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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