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스2023-06-20 09: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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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억 전셋값 1년6개월새 반토막…수도권·지방 곳곳서 '역전세'
내용

내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전세보증금 규모가 300조원에 육박한다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수도권과 지방에서도

역전세가 속출하고 있다. 2년 전 최고가로 전세계약을 맺은 매물들이 올 하반기 계약 완료를 앞두고 있어 내년

상반기까진 역전세에 따른 여진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삼성한신 전용면적 59㎡는 2021년

12월 6억5000만원에 최고가로 전세계약을 맺었으나 올해 3월 같은 면적이 4억4000만원(5층)에 계약이 성사됐다.

신규계약의 경우 전세가격 격차가 2억원 이상으로 벌어졌다. 현재 동일 면적의 전세 호가는 4억8500만원~5억5000

만원으로 형성돼 있다.

 

인천 송도 더샵센트럴시티 전용면적 59㎡는 2021년 12월 6억3900만원에 최고가 전세계약서를 썼으나 이번 달 6일에

3억2000만원(32층)에 세입자를 들였다. 최고가 대비 전셋값이 3억원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현재 이 단지의 전세

매물은 2억9000만원~3억6000원만 대에 나와 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문촌1단지 우성 전용면적 84㎡의 전세 최고가는 작년 1월에 맺은 5억7000만원이었다.

하지만 이번 달 4일에 3억4000만원(4층)에 전세계약을 맺으며 최고가 대비 2억원 이상 차이가 났다. 지난 5월에는 3억원

(6층)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동일면적이 올해 5월에는 5억원(7층)과 4억9000만원(9층)에 각각 매매계약이 이뤄져 작년

전세가가 올해 매매가를 앞지르는 현상도 빚어졌다.

 

광역시를 비롯한 지방도 예외는 아니다. 부산 해운대구 아이파크 전용면적 83㎡는 2021년 12월 6억5000만원에 최고가로

세입자를 들였다. 해당단지는 2년이 채 안 된 올해 4월 4억원(45층)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현재 네이버에 동일 면적의 전

세매물은 3억9000만원~4억900만원에 올라와 있다.

2021년 10월 3억9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던 대구 수성구 범어동 경남타운 전용면적 84㎡는 올해 6월 2억원에 계약이

완료됐다. 지난 5월에는 1억9000만원(10층)과 1억8000만원(11층)에 각각 계약서를 썼다. 2억원 가까이 전셋값이 떨어지면서

매매가와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5월 동일면적은 9억8000만원(12층)에 중개 거래됐다. 경남타운은 지난 2018년 3월 재건축

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뒤 포스코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된 곳이다.

 

대전 동구 둔산동 크로바 전용면적 84㎡는 2021년 한때 6억3000만원(2021년 10월)에 최고가 전세계약이 이뤄지기도 했으나

올 4월엔 5억원(6층)에 체결돼 최고가보다 1억원 이상 낮다. 해당단지의 전셋값은 올 1월 5억3000만원(5층)에서 2월 5억2500

만원(7층), 3월 5억2000만원(12층)으로 전세가격이 5억원대로 굳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반기에도 역전세 쇼크는 이어질 전망이다. 향후 1년간 300조원 규모의 전세 계약이 만료되면서 전국적으로 역전세난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2021년 하반기~2022년 상반기 전세 거래총액 조사를 진행한 결과, 올해

하반기에 계약이 만료되는 2021년 하반기 전국 주택 전세 거래총액은 149조8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상반기에 계약이

만료되는 지난해 상반기 전세 거래총액은 153조900억원으로, 향후 1년간 전국 전세계약이 만료되는 보증금 규모는 300조원

이상이다. 이는 2011년 실거래가가 공개된 이후 집계된 거래액으로는 역대 최고치다. 일시에 반환해야 하는 보증금 규모가 아니

더라도 향후 1년간 이 같은 규모의 전세 계약이 만료된다면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는 집주인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고점 전세계약이 아파트 기준 올 하반기에 집중돼 있다"며 "특히 올 4분기 역전세난

피크가 예상되며 내년 상반기까지 이에 따른 여진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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