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클락(Clark)의 고요한 언덕 위, 한 사당이 조용히 세계 평화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평화의 여신 신사(Peace Shrine)’로 알려진 이 불교 사당은 클락 내 유일한 불교 사원으로, 제2차 세계대전에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1998년에 건립되었습니다.

이곳에는 무게 5톤의 화강암으로 조각된 자비의 여신 ‘관음상’이 자리하고 있으며, 그 존재만으로도 깊은 평온과 숙연함을 자아냅니다. 신사는 단순한 종교적 공간을 넘어, 국경을 초월한 화해와 화합, 그리고 평화의 상징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사당이 세워진 ‘릴리 힐(Lily Hill)’은 과거 일본군의 마지막 방어 거점이었던 역사적 장소로, 전쟁의 아픔이 서려 있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이 언덕은 고요한 명상의 공간으로 탈바꿈하며, 과거의 아픔을 미래의 평화로 연결해주는 다리가 되고 있습니다.

매년 10월, 일본에서 온 순례자들이 신사를 찾아와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의식을 진행합니다. 이 의식은 진언종(Shingon-shū) 불교의 승려가 주관하며, 전쟁으로 목숨을 잃은 일본군, 필리핀군, 미군 모두의 명복을 빌고 있습니다.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는 클락의 평화의 여신 신사,
이곳은 단순한 기념비가 아닌, 미래를 위한 다짐과 기억의 공간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이어주고 있습니다. 🌸

📍 위치: Goddess of Peace Shr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