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스2023-10-10 15:5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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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전쟁] "하마스, 1년이상 준비…이란이 무기·훈련 지원"
내용

 

 

WP, 서방·중동 정보관리들 인용…"공격 복잡·정밀해, 외부지원 분명"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이스라엘을 대대적으로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최소 1년간 이를 준비했으며 이스라엘과 적대적인 이란으로부터 무기와 군사훈련을 지원받았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서방과 중동의 전현직 정보기관 관계자들을 인용해 하마스가 지난 7일부터 이스라엘로 날려 보내고 있는 로켓과 드론 4천대 이상을 제조하는 데 이란이 기술적 도움을 제공했다고 전했다.

또한 하마스 일부 조직원들은 레바논에 있는 훈련캠프 등에서 이란 혁명수비대및 헤즈볼라의 기술고문들로부터 첨단 군사 전술을 전수받았다. 헤즈볼라는 레바논의 시아파 이슬람 무장 정파로 이란의 지원을 받는다.

미국 정부의 공식적 입장은 이란이 넓은 범위로 볼 때 하마스를 지원해 왔지만 지난 7일부터 발생한 이번 공격에 직접적인 연관됐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서 이란이 정확히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이번 공격은 외부로부터의 상당한 도움 없이 하마스가 단독으로 진행하기에는 극히 어려웠을 수준으로, 이란의 지원을 받은 특징들이 보인다고 전현직 정보 관리들은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서방 정보 당국자와 민감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한 서방 분석가는 이번 공격 이후 수행된 분석에서 하마스의 준비가 최소한 2022년 중반부터 시작됐을 것으로 파악된다고 이 매체에 말했다.

 



하마스는 지난 7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 수천 발을 퍼붓고 이스라엘 남부 지역에 침투해 민간인 수백명을 살해했다.

WP가 인터뷰한 10여 명의 정보 분석가들과 군 전문가들은 하마스가 육해공에서 국경을 넘나들며 벌인 공격의 정밀함과 은밀함에 놀라움을 표시했다고 한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중동 대테러 작전에서 고위직을 맡았던 마크 폴리메로풀로스는 이번 공격의 복잡성과 그에 필요했을 훈련, 물류, 통신, 인원, 무기의 방대한 규모 등으로 미뤄볼 때 "이란의 개입과 엄청난 정보 실패가 있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패러글라이더를 활용한 공격에 대해 "분명 가자지구 밖에서 훈련이 필요했을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헤즈볼라 전문가인 마이클 나이츠도 하마스의 고위 간부들이 헤즈볼라로부터 훈련을 받고 이를 가자지구의 다른 조직원들에게 전파했을 수 있다면서 다양한 무기와 전술을 동원한 이번 공격은 "분명히 어딘가에서 훈련되고 신중하게 기획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헤즈볼라가 시아파 이슬람 국가인 이란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수니파인 하마스는 전통적으로 이란으로부터 어느 정도 독립성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은 이란 자금을 대거 수혈받았고, 가자지구 안팎에서의 군사 전술 훈련에 더해 첨단유도체계를 갖춘 로켓이나 드론 제조에서도 기술적 도움을 받았다고 당국자들은 말했다.

 


이란 역시 막대한 군사 지원을 하마스에 해왔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하마스 지도부의 일원인 이스마일 하니예는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하마스가 이란으로부터 7천만 달러(약 945억원)의 군사 지원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또한 2020년 미 국무부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하마스와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 팔레스타인인민해방전선을 포함한 팔레스타인 무장조직에 연간 1억 달러(약 1천350억원)를 지원한다.

군사 분석가들과 무기 전문가들에 따르면 하마스가 날린 로켓과 미사일이 자체 제조한 것일 수는 있지만, 이란의 '계통'이 분명하게 존재하고 있다.

앞서 2001년 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의 대이스라엘 봉기) 당시 하마스가 처음 제조해 날린 로켓은 수제 연료를 사용한 조악한 것이었는데 이후 이란이 수년에 걸쳐 하마스의 로켓 능력 강화를 도왔다고 한다.

실제로 하마스와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가 생산한 로켓 일부의 청사진에는 이란 페르시아어 용어가 쓰여 있다고 미 싱크탱크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 군사안보연구프로그램의 마이클 아이젠슈타트는 설명했다.

그는 이번에 사용된 전술이 이스라엘의 사기를 꺾고 회복력을 약화하기 위해 수개월 또는 수년마다 공격을 가한다는 이란의 작전개념과도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김지연(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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