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스2023-10-10 15:5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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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란' 비비 "스크린 속 나, 오글거려 못 봐…많이 배운 작품"
내용

 

 

주연 데뷔 영화…"가수는 나만 잘하면 됐는데 영화는 아니더라"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아, 이래서 자기가 나온 영화를 못 보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크린 속 제 모습을 보는데 너무 오글거리더라고요, 하하."

10일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영화 '화란' 주연 배우 김형서(비비)는 극장에서 처음 이 작품을 처음 봤던 당시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김창훈 감독이 연출한 '화란'은 가수 겸 배우 김형서가 주연으로 나선 첫 영화다. 의붓아버지의 지독한 폭력에 시달리는 소년 연규(홍사빈 분)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송중기)을 만나 겪는 일을 그렸다.

김형서는 연규의 의붓동생 '하얀'을 연기했다. 가난한 형편과 가정 폭력 등 절망적인 상황에 있으면서도 새로운 삶을 꿈꾸는 진취적인 인물이다. 연규와 티격태격하지만 그를 위해서라면 위험도 마다하지 않는 강단 있는 성격이기도 하다.

김형서는 "(기존 이미지와 다른) 이런 어둡고 진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하얀 역을 맡은 이유를 설명했다.

"하얀은 '여기서 나가면, 여기서 벗어나면'이라는 희망을 가진 사람이에요. 완벽한 선인은 아니어도 나름의 고민이 있는 아이죠. 겉은 평범하지만 속은 비범한데,사실 그런 사람은 별로 없잖아요. 연기를 하면서 저도 하얀을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캐릭터보다 그의 마음을 잡아끈 건 '화란'을 관통하는 주제였다. 어른들의 학대와 폭력이 한 아이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영화는 연규와 치건을 통해 보여준다.

"제삼자의 눈으로 보고 생각하면 이런 악습, 대를 잇는 학대를 끊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부모는 아이에게 세상이잖아요. 제가 바라는 건 관객들의 '진짜 공감'이에요. 단지 그냥 '슬프겠네, 불쌍하다'가 아니라요. 누구든 크고 작은 비슷한 경험이 있지 않을까요. 내 일처럼 가깝게 봐주시면 좋겠어요."
 


김형서는 의붓오빠 연규와 함께 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하얀 역으로 희망을 몸소 보여준다.

그는 "하얀은 내가 아니더라도 누구든 소화할 수 있는 배역"이라고 겸양했지만, 관객들과 영화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김형서의 연기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김 감독 역시 앞서 인터뷰에서 그를 두고 "계산한다기보다 본능대로 연기하는 배우"라면서 "첫 장면을 촬영하자마자 '아무 문제 없겠구나'하고 생각했다"고 칭찬했다.

김형서는 "저는 칭찬을 먹고 자라는 나무기 때문에 감독님이 (일부러) 더 그러신 것 같다"며 "현장에서 감독님이 '너답게 하라'고 말씀해주신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떠올렸다.

'화란'은 그에게 연기는 물론 영화 메커니즘에 관해서도 배우게 된 작품이라고 했다.

2019년 싱글 '비누'를 내며 가수로 데뷔한 그는 주로 음악·예능 프로그램에서 활동해왔다. 영화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2021)와 '유령'(2023)에 출연하기도 했으나 분량은 많지 않았다.

김형서는 "가수일 때는 나만 잘하면 됐는데 영화는 다 같이 잘해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 유대감도 생기고 (다른 사람에게) 기대는 법도 배웠다"며 웃었다.

특히 함께 출연한 송중기에 대해선 "(촬영 때) 눈이 마주쳤는데 오금이 저렸다"며 "눈빛이 확 달라지는 모습에 놀랐다"고 회상했다.

김형서는 '화란'으로 올해 5월 배우들의 '꿈의 무대'인 칸국제영화제에도 초청됐다.

그는 "너무 하룻강아지, 햇병아리라서 그런지 레드카펫에서 크게 긴장하진 않았다"며 "상영 후 관객들의 기립 박수를 받을 때는 일부러 더 즐겼다"고 했다.

 



 

김형서는 최근 공개된 디즈니+ 시리즈 '최악의 악'에 출연하는 등 배우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새 싱글을 내놓으며 가수 활동 역시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는 "예술로 먹고살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배우와 가수를 병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배우로서는 옷을 잘 갈아입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어떤 배역을 맡아도 옷 갈아입듯 잘 변신하는 그런 배우요. 제 욕심이고, 일어나지 않을 일이고, 누구는 욕할 수도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박찬욱 감독님과도 한번 작업해보고 싶습니다."

rambo@yna.co.kr
 

오보람(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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