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14일 오전 11시께 한 시민이 태화강역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3.9.14/뉴스1 ⓒ News1 조민주 기자
(울산=뉴스1) 조민주 김지혜 기자 = 전국철도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14일 파업에 따른 큰 혼란은 없었지만 승객들은 열차 운행 축소에 장시간 대기하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이날 오전 11시께 울산 울주군 KTX울산역은 평소와 다름 없는 차분한 모습이었다. 대합실은 열차 시간에 따라 사람들이 북적이다 한적해지길 반복했다.
매표소 전광판 위로는 '철도노조 파업으로 일부 열차의 운행이 중지·지연될 수 있다'는 문구가 송출됐다. 직원에게 남은 표가 있는지 문의하는 승객들도 눈에 띄었다.
이날 철도노조 파업으로 KTX울산역의 열차 운행 횟수는 상행이 35회에서 21회로, 하행이 37회에서 24회로 각각 감축됐다. 이는 평시 열차 운행 횟수의 60% 수준이다.
배차 간격은 최소 30분 이상 늘었고 오전께 대부분 열차가 매진되면서 표를 구하지 못한 승객들은 짧게는 2시간에서 길게는 6시간 이상 열차를 기다려야 했다.
광명행 KTX열차를 예매한 김모씨(32)는 "열차를 예매했는데 6시간을 넘게 기다려야 한다"며 "고객사와 중요한 미팅이 있어 어쩔수 없이 기다리고 있다. 시간이 너무 떠버려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두 시간동안 열차를 기다렸다는 박모씨(63)는 "오전 8시30분쯤에 왔는데 입석표조차 없어 다음 열차를 예매해 기다리고 있다"며 "KTX를 자주 이용하는데 오늘처럼 오래 기다린 적은 없었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철도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14일 오전 울산역에서 한 승객이 발권한 열차표. 오전 11시께 승차권을 발권한 이 승객은 열차 시간인 오후
5시13분까지 6시간 넘게 대기해야 했다. 2023.9.14/뉴스1 ⓒ News1 김지혜 기자
일반열차와 광역전철이 운행하는 울산 태화강역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날 오전 태화강역 곳곳에는 파업에 따른 열차 감소 운행을 알리는 안내문과 변경된 열차 시간표가 붙었다.
역 내에는 '전동열차 지연이 예상되니 바쁘신 고객은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 달라'는 안내 음성이 나왔다.
이번 파업으로 태화강역에 정차하는 일반 열차는 평소 하루 30회에서 22회로, 울산과 부산을 오가는 광역전철은 하루 92~104회에서 65~81회로 각각 감축 운행한다.
광역전철을 타러 온 직장인 권모씨(39)는 "파업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평소보다 조금 일찍 움직였다"며 "배차 간격이 길어져 불편하긴 한데, 시간표만 잘 확인하면 왔다갔다하는 데는 크게 영향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태화강역 관계자는 "파업이 오전 9시부터 진행되다보니 출근길에는 큰 혼란이 없었다"면서도 "오전 11시, 오후 4시에는 1시간 이상 열차가 없어 승객들께서는 시간표를 잘 확인하고 움직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철도노조는 수서행 고속철도(KTX) 투입, 공공철도 확대, 4조 2교대 전면 시행 등을 요구하며 이날부터 18일까지 나흘간 파업에 돌입했다.
울산시는 열차 운행이 일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종합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비상 수송대책을 추진 중이다.
시는 우선 고속·시외버스 등 연계 가능한 교통 수단을 파악하고 철도 파업에 따라 좌석 부족 및 이용 수요 폭증 시 임시버스를 투입할 방침이다.
또 시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통전광판, 버스정보시스템(BIS), 버스 내부 광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열차 운행 조정 내용을 알리고 있다.
철도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14일 오전 11시께 한 시민이 울산역에서 승차권을 발권하고 있다. 2023.9.14/뉴스1 ⓒ News1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