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 초반에도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에서 득점을 기록하지 못하고 부진한 듯했던 손흥민. 하지만 A매치 전 마지막 리그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더니 대표팀에 와서도 여전히 본인이 공격의 중심임을 보여줬다. 중요한 건 뛰는 위치에 있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은 13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1시30분 영국 뉴캐슬어폰타인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사우디와 9월 A매치 두 번째 평가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지난 2월 클린스만호 출범 후 6경기 만에 거둔 첫 승이다.

경기 초반 숱한 위기를 넘긴 한국이 행운의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32분 손흥민이 사우디 박스 앞에서 이재성의 패스를 흘린 것을 황인범이 넘어지면서 박스 안으로 연결했다. 이 패스가 사우디 수비수를 맞고 높이 뜬 것을 조규성이 빠르게 달려들어 헤딩슛으로 골문 왼쪽 구석에 찔러넣었다. 한국의 1-0 리드. 한국이 이 골을 끝까지 지켜 클린스만 체제에서의 첫 승을 신고했다.

물론 이날 결승골의 주인공은 조규성이었지만 한국이 득점 전까지 사우디에 밀릴 때 공격의 활로를 뚫은 것은 손흥민이었다.

한국이 경기 초반 사우디의 전방 압박에 고전하며 실점 위기를 간신히 넘길 때 손흥민의 움직임이 한 줄기 빛으로 떠올랐다. 전반 12분 상대 박스 앞에서 왼발 감아차기 중거리슛으로 시동을 건 손흥민은 전반 22분에는 박스 안 오른쪽 침투 후 크로스를 올리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상대 골문을 공략했다.

전반 25분 다시 한번 왼발 슈팅으로 상대를 위협한 손흥민은 1-0으로 앞선 전반 35분 적극적인 침투로 페널티킥 기회를 얻는 듯했다. 하지만 공이 빠진 뒤 손흥민이 사우디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의 태클에 명백히 걸려 넘어졌음에도 주심이 PK를 선언하지 않으며 아쉬움을 삼켰다. 그래도 손흥민의 존재와 움직임이 사우디의 엄청난 위협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지난 시즌 스포츠 탈장과 함께 부진을 면치 못했던 손흥민은 올 시즌 완전히 폼을 되찾았다.

올 시즌부터 토트넘에서도 주장을 맡은 손흥민은 시즌 초반 왼쪽 측면에 고립되며 좀처럼 득점을 터뜨리지 못하며 지난 시즌의 부진을 이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자리를 옮긴 지난 2일 번리전에서 곧바로 해트트릭을 신고했다. 주변 동료들의 침투를 도우면서도 중원에서의 직접적인 패스 공급을 받아 득점력을 제대로 터뜨린 경기였다.

손흥민은 8일 웨일스와의 A매치에서는 미드필더 위치에서 뛰며 다시 자신의 장점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사우디전에서는 조규성과 투톱으로 출전해 한국에서 가장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결국 손흥민이 올 시즌 초반 주춤하는 듯했던 경기들은 모두 맞지 않는 위치의 문제가 컸다고 볼 수 있다. 공격에 집중할 수 있는 위치에서는 여지없는 활약을 보이며 팬들을 안심시켰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