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스2023-05-09 23:3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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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유사 체계 2조원대 불법도박 조직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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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 박찬제 기자] 필리핀에 본사를 둔 채 대기업과 유사한 체계를 갖추고 불법 도박사이트 20여곳을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운영한 도박사이트 규모는 약 2조원대로, 이를 8년 넘게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9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도박공간개설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자금운용 국내 총책 A(38)씨 등 5명을 구속하고 B(25)씨 등 6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4년 12월부터 최근까지 필리핀과 국내에서 불법 도박사이트 23개를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필리핀에 위장법인인 본사 사무실을 두고 바카라와 파워볼 등을 도박사이트에서 불법으로 운용했다.

이 조직은 임원진 아래에 지원팀·운영팀·재무팀·영업팀 등을 둬 대기업과 유사한 체계를 갖추고 범행을 저질렀다. 회장 직속인 자금운영팀은 도박 수익금을 인출해 환전하고 정산 후 분배하는 등 자금 관리도 철저하게 했다.

피의자 중 20∼30대 직원들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월 450만원 이상의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광고를 보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특히 경찰 수사가 시작되고 조직원들이 잇따라 검거되자 경찰 조사에 대비한 행동 요령까지 만들어 배포했다. 본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경찰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구성원 신상은 전혀 모른다고 진술하라'며 조직원들에게 지시했고, 구속되면 매월 30만원을 주겠다는 보상안도 냈다.

경찰은 이들을 압수수색하던 중 A 씨가 거주하며 사무실처럼 사용한 서울 오피스텔에서 현금 20억원을 발견하고, 그의 차량 내 가방에서도 현금 30억원을 발견해 압수했다.

아울러 이들의 인출 계좌를 지급정지한 뒤 잔액 77억원을 기소 전 몰수보전하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는 도박사이트 접속을 차단해 달라고도 요청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조직원들을 계속 쫓고 있으며 필리핀 현지에 머무는 또 다른 조직원들의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검거 후 강제 송환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체 조직원 규모는 100명 이상으로 보고 있다"며 "사이버도박은 다른 도박보다 중독성이 더 강하고 범죄 조직의 수익만 올려주기 때문에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박찬제 기자 (pcja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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